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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공룡시대 곤충의 입은 몸길이의 거의 두 배였다

by 민뉨 202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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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시대 곤충의 입은 몸길이의 거의 두 배였다

9900만 년 전, 공룡이 지구를 누비던 숲에서 아주 작은 곤충 한 마리가 끈적한 나무 수지에 빠졌습니다.

그 수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 호박이 됐고, 곤충은 놀라울 정도로 자세한 모습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이 화석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몸보다 훨씬 더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입이 너무 길었습니다.

새롭게 이름 붙은 이 곤충의 긴 먹이기관은 몸길이의 거의 두 배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단순히 길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치 구부러지는 빨대나 주름진 호스처럼 휘어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9900만 년 동안 호박 속에 갇혀 있던 ‘Noo-Noo’

이 곤충의 학명은 Cretodorus noonoo입니다. 연구팀은 미얀마 카친(Kachin) 호박에서 보존된 네아조니과(Neazoniidae) 곤충들을 조사했고, 그 가운데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는 2026년 학술지 Insects에 발표됐으며, 텔아비브대학교와 중국과학원 난징지질고생물연구소 연구진이 참여했습니다.

‘noonoo’라는 이름도 재미있습니다. 어린이 프로그램 《텔레토비》에 등장하는 긴 호스를 가진 청소기 캐릭터 Noo-Noo에서 따왔습니다. 연구자들이 보기에도 이 곤충의 길고 유연한 먹이기관이 청소기 호스를 떠올리게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생김새가 재미있다는 것만으로 새 종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작은 화석은 지금 살아 있는 가까운 친척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먹이 섭취 방식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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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길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Cretodorus noonoo는 매미·멸구류와 가까운 계통인 고대 플랜트호퍼(planthopper)였습니다. 오늘날 이 무리의 곤충들은 대체로 바늘처럼 생긴 입을 식물 조직에 찔러 넣고 내부의 액체를 빨아 먹습니다.

그런데 화석 속 고대 곤충의 먹이기관은 전혀 달랐습니다.

연구진이 조사한 네아조니과 화석에서는 매우 길게 늘어난 아랫입술 구조가 확인됐고, 표면에는 촘촘한 가로 방향의 주름이 있었습니다. 특히 Cretodorus noonoo의 먹이기관은 몸길이의 거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마이크로 CT를 이용해 내부 구조까지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이 주름은 단순한 표면 장식이 아니라 구조 자체의 일부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구부러지는 빨대나 주름진 진공청소기 호스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길고 가느다란 관이 휘어질 때 꺾이거나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것을 줄이면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화석에서는 이 긴 먹이기관이 굽은 상태로 보존돼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것도 살아 있을 때 해당 구조가 유연했다는 근거로 해석했습니다.

꽃의 꿀을 빨았던 것일까?

긴 입을 가진 곤충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나비가 떠오릅니다. 나비는 긴 주둥이를 이용해 꽃 속 깊은 곳의 꿀을 빨아 먹습니다.

그래서 이 고대 곤충도 비슷한 일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의 해석은 다릅니다.

Cretodorus noonoo와 가까운 화석들의 입 구조는 뒤쪽을 향하는 찌르고 빠는 형태였습니다. 또한 조사된 화석에서 꽃가루가 몸에 붙어 있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곤충이 꽃의 꿀을 먹던 수분매개자였기보다는, 나무껍질의 깊은 틈으로 긴 입을 넣어 식물의 당분이 든 액체를 빨아 먹었을 가능성을 더 높게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능성’입니다. 9900만 년 전 곤충이 실제로 먹는 장면을 볼 수는 없습니다. 먹이 방식은 화석의 구조와 현대 곤충과의 비교를 통해 추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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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이렇게 긴 입이 필요했을까?

연구팀은 백악기 숲의 환경에서 힌트를 찾았습니다.

당시 수지를 많이 만들던 숲에서는 반복적인 산불의 흔적도 알려져 있습니다. 불이 자주 발생하는 환경의 나무는 두꺼운 껍질을 발달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환경이 하나의 가능성을 만들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나무껍질이 두꺼워지고 깊은 틈이 많아지면, 평범하고 짧은 입을 가진 곤충이 접근하기 어려운 먹이가 생깁니다. 반대로 길고 유연한 먹이기관을 가진 곤충은 경쟁자가 닿지 못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백악기의 서로 다른 곤충 계통에서도 길거나 주름진 먹이기관이 나타납니다. 연구진은 이것이 당시 숲의 환경이 오늘날과는 다른 먹이 전략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산불 때문에 긴 입이 진화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논문이 제시하는 것은 화석 구조와 당시 환경을 연결한 가설입니다.

연구자들은 화석 13점을 비교했다

이번 연구는 기묘한 화석 하나만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미얀마 카친 호박에 보존된 네아조니과를 포함한 관련 곤충 13개 표본을 조사했습니다. 여러 표본의 몸 비율과 입 구조를 비교하고, 마이크로 CT를 이용해 겉으로 보기 어려운 구조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무리에서는 먹이기관 길이가 종마다 상당히 달랐습니다. Cretodorus noonoo처럼 극단적으로 긴 형태도 있었고 상대적으로 짧은 형태도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단순히 몸집이 크고 작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나무껍질 두께나 먹이 위치, 숙주 식물에 적응한 결과일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즉, 9900만 년 전 숲에서도 곤충들은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먹이를 먹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틈새를 나눠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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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입을 가진 친척은 지금 없다

이 발견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오늘날 살아 있는 가까운 플랜트호퍼 친척들에게서는 Cretodorus noonoo와 같은 극단적으로 길고 주름진 유연한 먹이기관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진화는 언제나 지금까지 살아남은 형태만 만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성공적으로 작동했지만 환경이 바뀌거나 계통이 사라지면서 함께 없어져 버린 구조도 많습니다.

Cretodorus noonoo의 입은 바로 그런 ‘사라진 진화의 실험’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곤충만 본다면 이런 방식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곤충이 수지에 갇히면서 9900만 년 뒤까지 그 구조가 남았고, 현대의 CT 기술이 다시 그 모습을 읽어냈습니다.

호박은 단순한 ‘곤충 보석’이 아니다

호박 화석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화석에서는 단단한 뼈나 껍데기가 주로 남지만, 작은 곤충의 가느다란 다리나 더듬이, 입처럼 섬세한 구조는 보존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나무 수지에 빠진 작은 생물은 빠르게 둘러싸이면서 매우 세밀한 형태가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호박은 백악기 숲에서 살았던 작은 생물들의 모습을 복원하는 중요한 창이 됩니다.

이번에는 그 창 속에서 단순히 ‘신종 곤충 한 마리’가 나온 것이 아닙니다. 현대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먹이 섭취 방식 하나가 함께 발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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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귀엽지만 발견이 알려주는 것은 꽤 크다

‘Noo-Noo’라는 별명만 보면 재미있는 고대 곤충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화석이 보여주는 것은 훨씬 큽니다.

공룡시대의 숲에는 지금은 사라진 방식으로 먹이를 구하는 곤충들이 있었습니다. 나무껍질의 깊은 틈까지 파고드는 길고 유연한 먹이기관은 당시 생태계에서 특정한 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도구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구조가 서로 다른 백악기 곤충 집단에서 나타났다는 점은 당시 숲이 이런 특이한 적응을 만들어낼 만한 환경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결국 호박 속 작은 곤충 한 마리는 9900만 년 전 숲의 나무, 먹이, 경쟁 그리고 진화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추적하는 단서가 된 셈입니다.

핵심 정리

  • 새롭게 기술된 곤충은 Cretodorus noonoo입니다.
  • 약 9900만 년 전 미얀마 카친 지역의 호박에 보존됐습니다.
  • 멸종한 플랜트호퍼 계통인 Neazoniidae에 속합니다.
  • 먹이기관은 몸길이의 거의 두 배까지 길어졌습니다.
  • 표면의 촘촘한 주름은 긴 입을 유연하게 만들면서 꺾이거나 찌그러지는 것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연구진은 이 곤충이 꽃꿀보다는 나무껍질 깊은 틈의 식물 액체를 빨아 먹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 연구에서는 관련 호박 화석 13개 표본을 조사했습니다.
  • 연구는 2026년 학술지 Insects에 발표됐습니다.
  • 긴 입의 정확한 먹이 방식과 백악기 환경과의 관계 일부는 화석을 바탕으로 한 연구진의 해석과 가설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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