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심해에서 2주 만에 신종 57종이 쏟아졌다

깊은 바다에서 생물 한 종을 새로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뉴스가 됩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앞바다에서 가져온 표본을 전문가들이 단 2주 동안 집중 분석했더니 결과가 믿기 어려웠습니다.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해양생물 57종과 새로운 속(genus) 5개가 확인됐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이 바다 전체가 아니라 한 심해 협곡을 중심으로 모은 표본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입니다.
시작은 2025년, 아르헨티나 앞바다의 거대한 협곡이었다
무대는 아르헨티나 앞바다의 마르델플라타 해저협곡(Mar del Plata Submarine Canyon)입니다.
2025년 8월, 아르헨티나 CONICET 연구진이 이끄는 Talud Continental IV 탐사팀은 Schmidt Ocean Institute의 연구선 R/V Falkor (too)를 타고 이곳을 조사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내려가는 대신 원격무인잠수정 ROV SuBastian이 심해로 내려갔습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탐사는 최대 약 3,900m 깊이까지 진행됐습니다.
카메라가 비춘 곳에는 냉수성 산호와 해삼, 불가사리, 바다나리, 작은 갑각류 등 예상보다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탐사는 생중계되면서 약 400만 명이 시청했고 전체 조회는 약 2,200만 회에 달했습니다. 당시에는 독특한 생물의 영상 자체가 큰 화제였지만, 진짜 과학적 결과는 표본이 육지로 돌아온 뒤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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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주 만에 57종 발견’은 정확히 무슨 뜻일까?
여기에는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57종을 바닷속에서 2주 동안 새로 찾아낸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표본은 2025년 심해 탐사에서 채집됐습니다. 이후 2026년 7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Universidad Maimónides에서 열린 Species Discovery Workshop에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의 분류학자와 연구자 20명이 모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약 2주 동안 표본의 형태와 유전정보 등을 함께 비교하는 통합분류학적 방법을 이용해 분석을 빠르게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2026년 10월 1일 Ocean Census와 Schmidt Ocean Institute는 새로운 해양생물 57종과 새로운 속 5개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이번 기록의 핵심은 ‘2주 동안 바다에서 57종을 잡았다’가 아니라, 이미 확보한 심해 표본을 국제 연구팀이 집중 분석해 2주 만에 57개의 신종 후보를 식별·확인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것입니다.
57종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공식 발표에 따르면 57종은 한 종류의 생물에 몰려 있지 않았습니다.
- 요각류(copepods) 20종
- 해삼과 바다나리 등을 포함한 극피동물 22종
- 팔방산호·바다조름·석산호 등을 포함한 자포동물 14종
- 굴족류(scaphopod) 연체동물 1종
합치면 정확히 57종입니다.
여기에 산호와 해삼, 갑각류 계통에서 새로운 속 5개도 확인됐습니다.
특히 요각류 결과가 눈에 띕니다. 연구팀이 집중적으로 분석한 요각류 표본에서는 조사한 것들이 모두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종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CONICET 발표에 따르면 워크숍에서 분석하지 못한 표본도 상당수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57이라는 숫자가 이 지역에서 발견될 신종의 최종 숫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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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달린 해삼 ‘로키’도 있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생물 가운데 하나는 Peniagone 속의 심해 해삼입니다.
몸 앞쪽에 뿔처럼 보이는 돌기가 있어 연구진은 북유럽 신화의 신을 떠올려 이 생물을 ‘Loki the Sea Cucumber’라고 불렀습니다.
Ocean Census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 생물은 약 2,577m 깊이에서 발견됐습니다.
다만 ‘Loki’는 이해하기 쉽게 붙인 별칭입니다. 정식 학명과 종 기술은 분류학적 절차와 논문 발표를 거쳐야 합니다.
이 점은 다른 57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new species’로 확인된 것과 국제동물명명규약 등에 따라 정식 학명이 논문으로 출판되는 과정은 완전히 같은 단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임의로 각각의 학명을 붙여 부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왜 한 협곡에서 이렇게 많은 생물이 나왔을까?
마르델플라타 해저협곡은 단순히 깊기만 한 장소가 아닙니다.
남대서양의 서로 다른 수괴가 영향을 주는 복잡한 환경이고, 해저 지형 자체도 평평한 바닥과 달리 다양한 높이와 경사, 퇴적 환경을 만듭니다.
이런 곳에서는 생물이 살 수 있는 작은 환경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과만으로 ‘특정 해류 때문에 57종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확실한 사실은 이 협곡에서 채집한 표본을 분석했더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미기록 생물이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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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 놀라운 것은 ‘57’이라는 숫자 뒤에 있다
우리는 새로운 생물을 발견하면 보통 탐험가가 처음 보는 동물을 마주치는 순간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현대의 신종 발견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심해에서 표본을 채집하고, 육지로 가져오고,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구조를 비교하고, DNA 자료를 분석하고, 기존 종의 기록과 대조해야 합니다. 마지막에는 다른 종과 실제로 구별되는지 학술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이번 Species Discovery Workshop이 주목받은 이유는 이 느린 과정을 여러 나라의 전문가와 데이터 플랫폼을 한곳에 연결해 크게 앞당겼기 때문입니다.
발견 정보는 Ocean Census의 개방형 플랫폼 NOVA에도 기록됐습니다. 실제 표본은 아르헨티나의 Museo Argentino de Ciencias Naturales를 비롯한 국가 연구 컬렉션에 보관될 예정입니다.
즉 바다에서 생물을 꺼내는 것만큼이나, 그 생물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기록을 남기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심해는 아직 얼마나 많은 생물을 숨기고 있을까?
이번 결과는 이 질문을 더 크게 만듭니다.
하나의 해저협곡에서 가져온 표본 가운데 일부를 분석했는데도 57종과 5개 속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Ocean Census는 전 세계 해양생물 가운데 아직 과학적으로 발견되지 않은 종이 매우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미발견 종의 수는 추정 방법에 따라 달라지지만, 심해가 지구에서 가장 덜 알려진 생태계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에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르헨티나 탐사는 그 사실을 아주 눈에 보이게 보여줬습니다.
카메라가 처음 비춘 순간에는 그저 낯선 심해생물이었습니다.
하지만 표본을 가져와 전문가들이 들여다보자 57개의 새로운 생명 이야기가 숨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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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2025년 8월 아르헨티나 연구팀이 마르델플라타 해저협곡을 탐사했습니다.
- ROV SuBastian이 최대 약 3,900m 깊이까지 조사했습니다.
- 2026년 7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명의 전문가가 약 2주간 표본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 그 결과 새로운 해양생물 57종과 새로운 속 5개가 확인됐습니다.
- 57종은 요각류 20종, 극피동물 22종, 자포동물 14종, 굴족류 1종으로 구성됩니다.
- ‘2주 만에 57종’은 2주 동안 바다에서 57종을 채집했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 탐사 표본의 분류·확인 작업을 빠르게 진행했다는 뜻입니다.
- 대표적인 발견에는 약 2,577m에서 발견된 뿔 모양 돌기의 심해 해삼 ‘Loki’가 있습니다.
- 아직 분석하지 않은 표본이 남아 있어 추가 신종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자료
- Ocean Census — 57 new marine species discovered in Argentina’s submarine canyons
https://oceancensus.org/press-release-57-new-marine-species-discovered-in-argentinas-submarine-canyons/ - Schmidt Ocean Institute — 57 New Marine Species Discovered in Argentina’s Submarine Canyons
https://schmidtocean.org/57-new-marine-species-submarine-canyons/ - CONICET — Descubren 57 nuevas especies en los cañones submarinos de Argentina
https://www.conicet.gov.ar/descubren-57-nuevas-especies-en-los-canones-submarinos-de-argent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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